OpenRouter 완전 정복: 키 하나로 AI 모델 수백 개 쓰기
AI 모델을 하나 바꿔보려면 회사마다 가입하고, 결제 수단을 따로 넣고, 코드도 각각 고쳐야 한다. 모델이 매달 쏟아지는데 그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OpenRouter는 이 지점을 없앤다. 키 하나로 수백 개 모델을 쓰고, 모델을 바꿀 때 이름 한 줄만 고친다. 내 서버의 AI 비서도 여기에 붙여 돌리고 있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쓰면서 겪은 것까지 같이 적는다.
하나의 키로 쓰는 구조
OpenRouter는 여러 AI 회사 앞에 서 있는 창구다. 내가 보낸 요청을 받아 해당 회사로 넘기고, 답을 돌려준다. 회사마다 요청 형식이 조금씩 다른데 그 차이도 흡수한다.
그래서 코드에서 바뀌는 건 모델 이름 하나뿐이다. anthropic/claude-opus-5-5를 z-ai/glm-5.3-flash로 바꾸면 그날부터 다른 회사 모델이 돈다. 가입도, 결제도 다시 하지 않는다.
쓸 수 있는 모델은 공개 목록에서 볼 수 있다. 2026년 9월 기준 수백 개가 올라와 있고, 각 모델의 가격과 컨텍스트 길이가 함께 적혀 있다. 컨텍스트는 모델이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글의 총량이다.
이 목록은 로그인 없이도 열리고, 프로그램에서 바로 받아올 수도 있다. 이 블로그의 AI 모델 비교표도 매주 일요일 이 목록을 받아 자동으로 다시 쓴다.
시작하는 순서
가입에 신용카드가 필요하지 않다. 무료 모델만 쓸 생각이라면 결제 수단을 넣지 않아도 된다.
openrouter.ai에 가입한 뒤 설정 화면에서 API 키를 만든다. sk-or-v1-로 시작하는 문자열이 나오는데, 이게 모든 모델에 쓰는 열쇠다. 한 번만 보여주니 그 자리에서 복사해 둔다.
모델 목록에서 가격 필터를 무료로 놓으면 공짜로 쓸 수 있는 모델만 남는다. 원하는 모델의 ID를 복사한다. 무료 모델은 이름 뒤에 :free가 붙는다.
공식 시작 문서를 보면 프로그램 쪽 설정은 세 줄이면 끝난다. 접속 주소를 openrouter.ai/api/v1 (https 로 시작하는 전체 주소)로 두고, 키를 넣고, 모델 이름을 적는다. OpenAI 형식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기존 코드에서 주소와 키만 바꿔도 대개 동작한다.
쓰면서 걸린 것
편한 만큼 주의할 곳도 있다. 세 가지는 직접 겪은 것이다.
첫째는 요금이 조용히 새는 경로다. 모델을 자동 선택으로 두면, 지정한 무료 모델이 잠깐 막혔을 때 다른 모델로 알아서 넘어간다. 모델 라우팅 문서에 이 동작이 설명돼 있다. 그 대체 모델이 유료면 요금이 붙는다. 실패로 처리되지 않으니 알림도 없다. 나는 무료 모델만 쓴다고 생각한 기간에 11달러가 빠져나간 걸 한참 뒤에 알았다.
둘째는 무료 모델의 수명이다. 이름 뒤에 :free가 붙은 모델은 예고 없이 사라지거나 유료로 바뀐다. 사용 한도 문서에도 무료 등급은 별도 제한을 받는다고 적혀 있다. 개인이 시험 삼아 쓰는 데는 문제없지만, 매일 도는 자동화에 무료 모델 이름을 박아 두면 어느 날 갑자기 멈춘다.
셋째는 중간 단계가 하나 늘어난다는 점이다. 요청이 OpenRouter를 거치므로 응답이 수십 밀리초 늦어진다. 사람이 쓰는 대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수준이지만, OpenRouter 자체에 장애가 나면 붙어 있는 모든 모델이 한꺼번에 멈춘다. 회사 서비스를 여기에만 올리기 망설여지는 이유다.
수수료도 알고 쓰는 편이 낫다. 모델 원가에 일정 비율이 붙는다. 대신 회사별로 따로 계약할 필요가 없으니 소규모에서는 이쪽이 싸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모델부터 써볼까
처음이라면 무료 모델로 감을 잡고, 쓸 만하다 싶을 때 유료로 넘어가는 순서가 안전하다. 아래는 가격대별로 성격이 다른 모델들이다. 값은 100만 토큰당 입력과 출력이고, 토큰은 글을 잘게 자른 조각이다. 한국어는 한 글자가 한 토큰 안팎이다.
| 모델 | 입력 | 출력 | 컨텍스트 | 쓰기 좋은 곳 |
|---|---|---|---|---|
| Mistral Nemo | $0.019 | $0.03 | 13만 | 분류, 짧은 요약 |
| GLM 5.3 Flash | $0.04 | $0.5 | 131만 | 긴 문서 읽고 짧게 답하기 |
| GPT-6 Luna | $0.1 | $0.5 | 105만 | 일반 대화, 글쓰기 |
| Claude Opus 5.5 | $4 | $20 | 100만 | 코드, 여러 단계 작업 |
내 서버의 비서는 GLM 5.3 Flash를 주 모델로 쓴다. 디스코드로 명령을 받아 블로그 초안을 만들고 결과를 돌려주는 일인데, 입력이 길고 출력은 짧은 편이라 이 모델의 가격 구조가 맞았다. 한 달 요금은 커피 한 잔 값 정도에서 돈다.
쓰는 중에 확인할 게 하나 더 있다. 잔액과 사용 내역을 보는 화면을 한 달에 한 번은 열어보는 것이다. 자동 선택으로 인한 요금은 이 화면에서만 잡힌다.
누구에게 맞나
여러 모델을 비교해가며 쓰는 개인이라면 이만한 게 없다. 가입 한 번으로 수백 개를 열어보고, 마음에 안 들면 이름만 바꾸면 된다. 자동화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회사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올릴 자리로는 신중해야 한다. 중간 단계가 하나 늘어나고, 그 단계가 멈추면 전부 멈춘다. 이럴 때는 주 경로는 회사와 직접 계약하고, 새 모델을 시험하는 용도로 OpenRouter를 쓰는 식으로 나누는 방법이 있다.
모델이 한 달에 다섯 개씩 나오는 시기에는 갈아타는 비용이 낮은 쪽이 결국 유리하다. 이름 한 줄로 바꿀 수 있다는 게 그 비용을 거의 0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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