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7일 Stories worth reading. Perspectives worth sharing.
오라클 클라우드 PAYG 3개월, 청구서는 비어 있었다
자동화와 인프라

오라클 클라우드 PAYG 3개월, 청구서는 비어 있었다

Caston 9월 25, 2026 1 min read

오라클 클라우드에 “평생 무료” 서버를 만들어두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검색창에 “오라클 돈빠져나갔는데”라고 치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 무료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가입할 때 신용카드를 넣었으니, 어느 날 청구서가 날아올 것 같은 것이다. 나도 그 앞에서 한참 망설였다.

그리고 결국 계정을 유료 등급으로 올렸다. 무료로 쓰려고 시작해놓고 유료로 바꾼 셈이다. 3개월이 지난 지금, 내 오라클 비용 화면에는 숫자가 하나도 없다. 0원이 찍혀 있는 게 아니다. 청구 기록 자체가 만들어진 적이 없다.

먼저 짚어둘 게 있다. 이 글은 무료 계정을 그대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 나처럼 유료 등급으로 올려놓고 무료 범위 안에서만 쓰는 사람을 위한 기록이다. 두 경우는 걱정하는 게 서로 다르다. 무료 계정은 서버가 지워질까 봐 걱정하고, 유료 계정은 돈이 빠져나갈까 봐 걱정한다. 뒤쪽 걱정을 3개월 동안 실제로 확인해봤다.

PAYG로 올린 이유

무료로 쓸 수 있는데 왜 유료 계정으로 올렸냐는 질문이 먼저 나온다. 이유는 하나다. 무료 사양의 ARM 서버를 만들려고 하면 “Out of host capacity”라는 오류가 지겹도록 뜬다. 지금 그 지역에 남는 물량이 없어서 만들어줄 수 없다는 뜻이다.

나는 한국 리전에서 끝내 서버를 못 만들었다. 몇 번을 시도해도 같은 오류였다. 리전은 서버가 물리적으로 놓여 있는 지역을 말한다. 결국 일본 오사카 리전에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계정을 PAYG로 올렸다.

PAYG는 Pay As You Go, 우리말로 종량제다. 쓴 만큼 돈을 내는 방식이고, 유료 계정이 되면 자원을 배정받는 순서에서 앞으로 간다. 서버가 안 만들어져서 몇 주를 허비하느니 올리는 쪽을 택했다.

다만 이건 되돌릴 수 없는 설정이다. 한 번 올리면 무료 계정으로 내려오는 방법이 없다. 카드 등록과 실제 과금이 어떻게 다른지, 무료가 왜 두 종류인지는 지난 글에 정리한 내용을 먼저 읽는 편이 낫다.

3개월치 비용 화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서버가 그때 만든 그 서버다. 사양은 2 OCPU에 메모리 12GB다. OCPU는 오라클이 쓰는 CPU 단위로, 물리 코어 하나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셰이프는 VM.Standard.A1.Flex, 오사카 리전에서 6월 25일에 만들었다.

이 위에서 컨테이너 다섯 개가 돌아간다. 워드프레스 두 벌과 각각의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자동화 도구 n8n이다. 마지막 재부팅 이후 7주 넘게 한 번도 끊기지 않았다. 블로그 두 개와 자동화 워크플로가 전부 이 한 대 위에 올라가 있다. 2 OCPU가 모자라지 않냐고 물으면, 적어도 이 정도 용도에서는 아니다.

그리고 오라클 콘솔의 비용 관리 화면을 열면 이렇게 나온다. 최근 6개월을 기준으로 컴파트먼트별 비용, 리전별 비용, 제품별 비용 세 칸이 있는데 전부 “이 요청에 대한 데이터를 찾을 수 없습니다”다. 사용량 그래프도 6월부터 9월까지 빈칸이다.

유료 계정인데 왜 이런가. 오라클 공식 문서에 답이 적혀 있다. Always Free 리소스 문서는 업그레이드한 뒤에도 상시 무료 자원에는 요금을 부과하지 않으며, 상시 무료 한도를 넘는 사용분만 청구한다고 못 박는다. 유료 계정이 되는 것과 돈이 나가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뜻이다.

저장 공간도 같은 방식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다. 같은 문서에 따르면 모든 계정은 블록 볼륨 저장 공간 200GB를 무료로 받고, 이 200GB는 부트 볼륨과 블록 볼륨을 합쳐서 계산한다. 부트 볼륨은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디스크를 말한다. 인스턴스 하나의 최소 부트 볼륨은 셰이프와 관계없이 47GB다.

내 서버는 부트 볼륨 하나만 쓰고 있고 크기도 최소치인 47GB다. 200GB 중 4분의 1도 쓰지 않은 셈이다. 디스크 때문에 요금이 나갈 걱정은 여기서 끝난다. 서버를 여러 대 만들 생각이라면 이 숫자가 먼저 바닥난다. 47GB짜리 인스턴스는 네 대까지가 한계다.

예산 알림이 막아주지 않는 것

여기까지 읽으면 “그래도 예산 알림은 걸어둬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오라클 클라우드 안내 글을 찾아보면 대부분 그렇게 권한다. 나는 안 걸었다. 걸 이유를 못 찾았기 때문이다.

오라클 예산 기능 문서는 이 기능을 “soft limits”, 그러니까 무른 한도라고 스스로 표현한다. 정해둔 금액을 넘어도 아무것도 막지 않는다. 대신 메일을 보낸다. 게다가 이 판정은 24시간마다 한 번씩만 돈다.

정말로 돈이 새고 있는 상황이라면 최대 하루가 지난 뒤에 메일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때 서버를 끄는 건 내 손이다. 예산 기능이 대신 꺼주지 않는다.

실수로 무료 범위 밖 서버를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해보자. 알림은 빨라야 다음 날 온다. 그 사이 하루치 요금은 이미 쌓여 있다. 금액이 크진 않겠지만, 알림이 사고 자체를 막아준다는 기대는 접는 게 맞다.

진짜로 막으려면 훨씬 복잡해진다. 오라클이 직접 쓴 안내에 따르면 예산 알림에 Events 규칙을 붙이고, 그 규칙이 함수를 실행하게 하고, 그 함수가 자원 할당량을 0으로 만드는 정책을 써넣어야 한다. 개인이 서버 한 대 굴리자고 할 일은 아니다.

오라클 예산 기능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
항목실제 동작
금액 초과 시메일 발송. 자원은 계속 돈다
판정 주기24시간에 한 번
자동 차단없음. 함수와 할당량 정책을 따로 만들어야 함
서버 종료사람이 직접

실제로 지켜주는 것

돈이 안 나가게 하는 건 알림이 아니라 사양이다. 같은 문서가 기준을 숫자로 밝혀뒀다. 모든 계정은 A1.Flex 셰이프에 대해 매달 1,500 OCPU시간과 9,000 GB시간까지 무료다. 여기서 “모든 계정”에는 유료로 올린 계정도 들어간다.

이 숫자를 한 달로 나눠보면 왜 2 OCPU가 기준선인지 보인다. 30일은 720시간이다. 2 OCPU짜리 서버를 하루도 안 끄고 한 달 내내 돌리면 1,440 OCPU시간이다. 1,500 안쪽이다. 메모리도 12GB로 계산하면 8,640 GB시간이라 9,000을 넘지 않는다.

3 OCPU로 올리면 계산이 바뀐다. 같은 조건에서 2,160 OCPU시간이 되고, 초과분 660시간이 그대로 청구서가 된다. 내 서버가 3개월째 0원인 이유는 예산 알림 때문이 아니라 2 OCPU를 넘긴 적이 없어서다.

그래서 확인할 곳도 한 군데뿐이다. 오라클 콘솔에서 컴퓨트 인스턴스 목록을 열고, 각 서버의 상세 화면에서 셰이프 구성을 본다. 인스턴스는 가상 서버 한 대를 부르는 말이다. 거기 적힌 OCPU와 메모리의 합계가 2와 12GB를 넘지 않으면 된다.

서버가 여러 대여도 합계만 맞으면 괜찮다. 1 OCPU에 6GB짜리 두 대도 같은 조건이다.

한도는 서버 한 대가 아니라 계정 전체를 합쳐서 센다. 1,500 OCPU시간은 내가 가진 모든 A1.Flex 인스턴스가 나눠 쓰는 몫이다. 한 대는 무료 범위인데 다른 한 대를 새로 만들어서 합계가 넘어가는 경우가 여기서 나온다.

그래도 이미 요금이 찍혔다면 순서는 이렇다. 오라클 콘솔의 비용 관리 화면에서 비용 분석 메뉴를 연다. 기간을 이번 달로 잡고 제품별 비용을 보면 어떤 서비스에서 돈이 나갔는지 이름이 뜬다. 컴퓨트인지, 저장 공간인지, 네트워크인지가 여기서 갈린다.

범인이 특정되면 해당 자원을 찾아 끄거나 지운다. 컴퓨트라면 인스턴스 목록에서 무료 한도를 넘긴 서버를 찾아 사양을 줄이거나 종료한다. 종료만 해서는 부트 볼륨이 남으니, 저장 공간까지 정리하려면 볼륨도 따로 지워야 한다.

요금 반영에는 시차가 있다. 자원을 끈 직후에 화면을 봐도 이미 발생한 금액은 그대로 남아 있다. 끄는 순간부터 더 쌓이지 않는 것이지, 앞서 쌓인 금액이 지워지는 게 아니다.

이 확인은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사양은 내가 바꾸지 않으면 저절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라클이 한도를 조용히 바꿀 때만 예외인데, 실제로 올해 6월에 그런 일이 있었다. 그때도 알림이 알려준 게 아니라 문서를 직접 봐야 알 수 있었다.

물론 예산 알림을 걸어서 나쁠 건 없다. 자원을 자주 만들고 지우는 사람이라면 실수를 늦게라도 알아차리는 장치가 된다. 다만 그게 방패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방패는 셰이프 구성 화면에 있다.

다음 달에도 나는 비용 화면을 한 번 열어볼 것이다. 거기에 여전히 아무 숫자도 없다면, 그건 알림이 지켜준 결과가 아니라 처음 서버를 만들 때 2 OCPU에서 손을 멈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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